서울
이잌
마을을 지키는 정승처럼, 오랜 시간 계동을 지켜온 붉은 벽돌 구옥. 1940년대 소아과를 시작으로 80년 넘게 자리를 지켜온 건물은 여러 차례 임차인이 바뀌고, 방치되길 반복하면서 구옥만의 색깔이 차츰 흐릿해지고 있었는데요. 최근 계동 고유의 정서를 계승하고자 한 이들이 만나 오래된 소아과를 ‘이잌’이라는 와인바로 탈바꿈 시키면서 본연의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한옥의 멋은 오롯이 보존한 채, 시간의 흔적이 스쳐간 건물의 토대를 정비하고, 건물에 힘을 보강하는 설계를 추가했다고 합니다. 서촌 거리를 바라보며 음료를 마실 수 있게끔 외부에 작은 벤치가 설치돼 있고, 안과 밖에서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커다란 창이 적용돼 공간에서 계동으로 이어지는 연속성을 이어간 점이 돋보입니다. 계동의 분위기를 경험해 보고 싶다면 이잌을 방문해 보세요.
주소 서울 종로구 북촌로4길 28
인스타그램 @eeeatseoul
인천
코스모40
우리는 공장단지가 ‘힙’한 공간으로 변신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한때 공장단지였던 성수동이 지금은 카페 거리의 원조 격이 됐으니까요. 인천 가좌동에 위치한 ‘코스모40’도 폐공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개조한 공간 중 하나입니다. 1970년대부터 2016년까지 운영되었던 2만 평의 대규모 화학단지는 공장을 이전하며 모두 철거될 뻔했으나, 지역 주민들에 의해 40동 한 건물만 살아남았습니다.
지역 주민이 지켜낸 폐공장은 경계 없는 문화예술공간 코스모40으로 변모했지요. 코스모40은 인천의 문화적 양분을 키우고 지역 사회와의 연대를 위해 다양한 예술가와 창작가들이 모여있는 공간입니다. 건물의 2층에서는 주기적으로 다양한 전시가 펼쳐지며, 3층에서는 공장의 흔적을 감상하며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카페로 구성돼 있습니다.
주소 인천 서구 장고개로231번길 9
인스타그램 @cosmo.40
경기
부천아트벙커 B39
하루 200톤의 쓰레기를 수거하던 소각장의 우아한 변신, ‘부천아트벙커B39’를 소개합니다. 부천아트벙커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부천시가 만든 복합문화예술공간으로 시민과 대중을 위한 프로그램을 기획해 선보이고 있습니다. 쓰레기 트럭이 들어오던 공간은 멀티미디어홀으로, 쓰레기를 태우던 소각조는 다목적 갤러리 ‘Air Gallery’로, 공기조화실과 전자기기 창고들은 스튜디오 공간으로 탈바꿈했습니다.
특히 부천아트벙커의 상징적인 공간인 39M의 쓰레기 저장조에서는 지난 7월 BTS가 참여한 루이비통 F/W 2021 컬렉션이 펼쳐지기도 했습니다. 한 때 저장조를 이루던 구조물이 지금은 유니크한 심볼로 자리 매김 했고, 당시 사용하던 포스터까지 레트로한 분위기를 더하는 요소로 작용하면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도 다양한 전시를 진행하고 있으니, 자세한 전시 정보가 궁금하다면 인스타그램을 참고해 보세요!
주소 경기도 부천시 삼작로 53
인스타그램 @artbunkerb39
강원
칠성조선소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외관과 현판의 타이포. 사진만 봤을 때는 조선소에 사람들이 모인다는 사실이 의아할 따름인데요. 사실 이곳은 1952년부터 약 60년간 대를 거쳐 운영되었던 ‘칠성조선소’를 개조해 만든 복합문화공간입니다. 쇠퇴해가는 조선업으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던 곳이었지만, 공간의 역사를 살려 새로운 문화를 적용한 결과 지역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죠.
‘속초 여행 시 꼭 방문해야 하는 대표 명소’라 불릴 정도로, 매년 많은 이들이 방문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배를 수리하거나 완성된 배를 바다에 띄우는 용도로 사용했던 선로는 시간을 넘어 이색적인 포토존으로, 조선소의 일부였을 한쪽 공간에는 배를 만드는 과정과 역사에 대해 탐구할 수 있는 박물관으로 변모했습니다.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공간에서 커피 한 잔과 함께 시간이 선사하는 운치를 즐겨 보세요.
주소 강원도 속초시 중앙로46번길 45 칠성조선소
인스타그램 @chilsungboatyard
제주
공백
알만한 사람들은 모두 안다는 제주 북동쪽 해안가에 위치한 공백. 너른 벌판에 우뚝 솟아있는 네모난 건축물은 어딘가 몽환적인 분위기가 감도는데요. 이곳은 1982년 냉동 창고로 지어진 후 오랜 시간 방치되다 2019년 유니크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이름만큼이나 고요한 여백이 돋보이는 공백은 2020 한국건축대상에서 신진건축사 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지요.
1,500평 부지에 4동 건물로 구성돼 있는데요. 신축 건물인 2개 동은 카페와 베이커리로, 냉동창고를 개조한 2개 동은 갤러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통창 너머로 펼쳐지는 맑은 바다와 시간이 멈춘 듯한 공간의 조합. 바다를 마주하고 있어 제주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공간입니다.
주소 제주 제주시 구좌읍 동복로 83
인스타그램 @gongbech.offic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