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히 기다리던 해외여행이 2년 만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낯설고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고 새로운 문화를 경험하는 것보다 좋은 방법은 없죠. 하지만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이국적인 해외여행이 지구를 숨 막히게 합니다. 2019년 관광업은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11%에 달했다고 하는데, 주범은 비행기 탑승입니다. 완벽한 친환경 여행은 존재하지 않아도 조금이라도 환경을 생각하고 현지 사회에 기여하는 지속가능한 여행을 실천하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여행지를 선택하는 법
사진에서 본 유명 관광지를 직접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알려지지 않지만 매혹적인 여행지도 많습니다. 과도한 관광으로 인한 환경과 사회 문제가 지적되면서 최근 지속가능한 여행지가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네덜란드 단체 그린 데스티네이션즈(Green Destinations)가 매년 ‘지속가능한 여행지 탑 100’을 발표하는데,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거나 환경과 생물의 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지역을 알려주기 위한 시도입니다. 참고로 작년에 국내 운곡람사르습지가 선정되었고 일본, 대만, 태국 등 비교적 방문하기 쉬운 아시아 국가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비행기를 피할 수 없다면
여행할 때 비행기 탑승이 환경에 가장 큰 부담을 주는데, 스웨덴에서는 ‘비행기를 타면 부끄럽다'라는 뜻의 신조어 ‘플리그스캄(flygskam)’까지 생겼다고 합니다. 비행기 이용을 피할 수 없어도 탄소발자국을 조금이라도 줄이는 방법은 있습니다. 항공권 비교 사이트 스카이스캐너는 ‘친환경 옵션’ 라벨을 도입했습니다. 탄소 발자국이 비교적으로 적은 항공권을 검색할 수 있는 기능으로, 항공기 모델과 수용 인원, 경로와 거리 등을 고려해 항공권의 탄소발자국을 계산하는 것입니다. 항공권 구매 시 추가 비용을 지불하면 나무심기나 재생 에너지 프로젝트를 지원할 수 있는 탄소 상쇄 옵션을 제공하는 항공사도 많습니다. 여행지에 도착하면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렌터카가 필요할 때 전기차를 고르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숙소도 친환경을 따지다
호텔을 예약할 때 위치, 가격, 어메니티도 중요하지만 이제 숙소의 환경 발자국도 고려해 예약할 수 있습니다. 숙소 예약 사이트 bookdifferent.com에서 숙소의 환경 발자국을 확인하고 ‘낮은 가격 순' ‘평가 높은 순' 대신 가장 친환경인 숙소부터 볼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페트병 사용을 금지하거나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는 호텔도 최근 들어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숙소에 머무는 동안 냉방과 난방의 과도한 이용을 자제하고 외출 시 반드시 불을 끄는 등 전기를 낭비하지 않는 것, 쓰레기를 올바르게 분리배출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짐은 최대한 가볍게
비행기가 무거울수록 연료 소비가 많아지기 때문에 짐을 최대한 가볍게 싸고 필요한 것만 챙기는 것도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여행할 때 커피 컵, 페트병 등 일회용품을 평소보다 많이 사용하게 되지만 제로웨이스트 여행에 도전하고 싶다면 개인 텀블러와 에코백을 지참하고 일회용품 사용을 최소화하는 것도 환경을 지키는 작은 실천이 될 수 있습니다. 여름에는 특히 선크림이 필수 아이템이지만, 피부의 건강뿐만 아니라 지구까지 지키는 친환경 선크림을 골라보세요. (친환경 선크림 가이드는 여기.)
로컬 사회를 지원하자
익숙한 맛을 찾아 여행지에서 스타벅스를 방문할 때가 있죠. 하지만 현지인들이 운영하는 매장을 찾아보면 여행지 본연의 매력을 느낄 수 있고 현지 경제에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유명한 호텔보다 가족이 운영하고 있는 아늑한 펜션을 예약하고 대형마트나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레스토랑 대신 현지의 전통적인 맛을 즐기는 시장과 로컬들이 추천하는 맛집을 방문하면 더욱더 풍부한 추억을 만들고 새로운 만남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에어비엔비 등 여행 사이트에서 스트리트푸드 투어, 시장 투어와 쿠킹클래스 등 현지인들과 함께하는 특별한 체험도 예약할 수 있습니다.
Cover image ©Andrew Deslauriers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