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사람, 그리고 피부,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톤28은 건강한 피부를 위해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중요하다는 확신에서 시작한 뷰티 브랜드입니다. 사람마다 피부 유형이 다를 뿐만 아니라 계절이나 기후에 따라 피부의 상태가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톤28은 건강한 피부를 위한 제품 개발과 동시에 건강한 지구를 만들기 위한 활동을 론칭 당시부터 이어왔습니다. 인스타그램 #플로깅 태그에서 자주 등장하는 ‘ACT FOR CHANGE’ (변화를 위해 행동하라) 쓰레기봉투도 알고 보니 톤28이 제작하고 활동가에게 무료로 나누고 있는 굿즈였습니다. 친환경을 단순한 마케팅 도구가 아닌 브랜드의 중심 가치로 생각하는 뷰티 브랜드, 톤28을 함께 만나보세요.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톤28 공동대표 정마리아입니다.
톤28은 어떤 브랜드인가요?
톤28에서는 제품을 ‘화장품'이라고 부르지 않고 ‘바를거리’ ‘씻을거리'라는 표현을 합니다. 바를거리와 씻을거리, 먹을거리가 연결되어 있고 사람들이 맛집을 찾아다니면서 신선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처럼 바를거리도 신선하게 발라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몰라도 시간이 지나면 사용해온 화장품의 성분 하나하나가 중요하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톤28을 시작하기 전에 어떤 일을 하고 계셨나요?
화장품 회사에서 12년 동안 근무했고 화장품 기획부터 마케팅까지 다양한 업무를 맡았습니다. 창업 직전에는 화장품 원료 연구소에서 천연물로 만든 화장품을 연구하기도 했습니다.
화장품 브랜드를 시작한 계기가 무엇인가요?
40살이 되어 어느 날 근무했던 회사의 대표님이 저를 불러 ‘우리 회사가 너를 감당 못 하겠네'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일을 더 많이 하고 싶었고 열정을 발휘하고 싶었는데 오히려 업무의 범위가 축소된다는 말을 듣고 퇴사를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2016년에 창업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아는 것이 화장품 밖에 없었고 혼자서는 못하겠다는 생각으로 좋은 파트너를 찾았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박준수 공동대표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박준수 공동대표를 어떻게 만났는지 궁금합니다.
원래 대학생 때 알게 된 후배였습니다. 기업이 주최한 공모전에서 항상 상을 받았던 그를 보고 당시에도 ‘저 친구가 되게 크리에이티브한데, 나중에 같이 뭔가 재미있는 걸 할 수 있겠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창업을 준비했을 때 같이 해보자고 제안했는데 그 당시에 대기업에서 빅데이터 관련 업무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설득하는 데만 1년 반 정도 걸렸습니다.
클린 뷰티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20대 때 저는 호기심이 많았고 다양한 제품을 테스팅했는데 어느 날 피부가 빨갛고 가렵고 이상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고통스러워서 잠을 못 잤을 때도 있었고 약 처방전을 받고 주사까지 맞았습니다. 제 몸이 여러 가지 신호를 보냈지만 그것을 제가 계속 무시한 결과 2015년에 심각한 민감한 반응이 나타났습니다. 그 때 ‘자연으로 돌아가라’라는 메시지를 받은 것 같았어요. 민감해진 피부를 보고 자연스럽게 먹는 것부터 피부에 바르는 것까지 조금 더 안전한 제품으로 교체하게 되었습니다.
창업 당시에 국내 친환경 화장품 시장의 모습이 궁금합니다.
그 당시 우리나라에 유기농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이 대중적이지 않았지만 엄마들 사이에는 인기가 많았습니다. 아침에 오픈하자마자 유기농 식품을 사고 바로 화장품을 사러 백화점에 갔어요. 제가 그 당시에 천연물로 만든 화장품을 연구했고 유기농 식품 매장을 직접 찾아가 엄마들에게 값비싼 화장품을 사용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피해야 하는 성분, 장기적으로 안전한 성분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행사를 100 번 이상 한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의 인식이 조금씩 변한 것 같습니다.
천연 원료를 사용하는 화장품 브랜드를 시작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그 당시에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옛날에는 커피값이 그다지 비싸지 않았잖아요. 그런데 어느새 전문 바리스타가 내린 드립 커피 한 잔을 마시려고 7천 원을 내는 시대가 왔습니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커피와 3~5배 차이가 나지만 그 가격을 지불하고 마시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드립 커피를 내리는 듯 한 명 한 명에게 신선한 맞춤 화장품을 제공하는 브랜드를 시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량생산과 반대 방향으로 가야겠다고 결심하셨네요.
화장품 업계에서 내용은 똑같고 패키지만 예쁘게, 요즘 컨셉으로 만든 신제품을 출시하는 브랜드들이 많지만 저는 그렇게 하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화장품 업계에서 12년 넘게 일을 하다가 지쳐 있었던 것 같아요. 업계 내에서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껍데기만 바꾸고 과장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브랜드도 많았습니다. 저는 더 이상 이런 방식으로 일을 못하겠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아는 것은 화장품밖에 없었고 기존 화장품 업계와 다른 시도를 해보고 싶은 마음으로 톤28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클린 뷰티 시장을 선도하는 브랜드로서 어려움이 있었나요?
창업 당시에 가장 힘들었던 점은 저희가 참고할 만한 케이스가 없었던 점이었습니다. 신선한 맞춤 화장품을 제공하는 서비스가 존재하지 않았고 그 시스템을 새로 만들 필요가 있었습니다. 감사하게도 저희를 믿어주시는 고객님들이 조금씩 많아지면서 이제 팬이 되신 분들도 계십니다.
피부와 환경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나요?
쌍둥이여도 환경에 따라 피부의 상태가 다르고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특히 계절의 영향이 큽니다. 톤28에서 수집해온 데이터를 바탕으로 일 년 동안 피부의 변화를 겪지 않는 사람들이 굉장히 드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한국 여성의 50% 이상은 복합성 피부를 가지고 있는데 피부의 상태가 몇 개월 사이에 변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유수분의 경우에는 시기에 따라 5%에서 30%까지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기후의 변화를 고려한 신선한 화장품을 매달 배달해드리는 구독 서비스도 시작했습니다.
톤28이라고 하면 고체 제품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저희 제품의 약 70%가 고체 제품입니다. 고체 제품의 장점은 제로웨이스트라는 점입니다. 원래 합성 방부제 등 합성 성분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가 옛날에 시장에서 판매했던 비누를 떠올렸습니다. 사실 고대부터 존재했던 제품으로 역사가 정말 길지만 클렌징 폼이 출시된 이후 고체 제품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저희가 먼저 출시한 고체 제품은 설거지바로 그 당시에 사기라고 생각하신 분들도 계셔서 제품의 성능을 설명하러 시청에 간 적도 있습니다. 고체 제품 관련 에피소드가 있는데, 저희 집에 청소 업체를 불렀을 때 청소하러 오신 분께 집에 세제가 하나도 없다고 전화가 왔습니다. 그때 제가 고체 제품에 대해 설명을 드렸는데 그 분이 써보고 나서 어디서 사는지 물어보시더라고요 (웃음). 처음에 고체 제품의 성능에 대한 의심이 있으시는 분들이 많지만 한 번 써보면 중독성이 있습니다.
화장품 패키지에 신경을 많이 쓰신다고 들었습니다.
사실 제품 개발이 오래 걸리는 이유 중 하나는 용기 때문입니다. 클렌징 워터를 개발했을 때 용기 때문에 2년 정도 걸렸습니다. 플라스틱을 대체할 수 있는 용기를 오래 고민하다가 결국 재활용 가능한 알루미늄에 담았습니다. 그리고 클렌징 제품들이 흔히 사용하는 펌프는 한 가지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라 최소 7가지 플라스틱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분리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대신 원터치 캡을 넣어드리기로 했습니다. 한 가지의 플라스틱을 사용해서 재활용이 더 쉽기 때문입니다. 그런 결정 하나하나를 하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세계 최초로 종이 패키지를 개발하신 과정이 궁금합니다.
종이 패키지를 개발하게 된 이유는 매달 신선한 화장품을 배달해드리는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 쓰레기를 최소화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화장품을 테트라팩에 담고 싶었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있었고 제조 업체에게 종이 패키지에 대해 문의했습니다. 하지만 전례가 없어서 거절당했습니다. 그래도 해보고 싶다고 계속 연락을 드린 결과 담당자가 기계를 구매해서 직접 한 번 만들어보라고 권하셨습니다. 기계를 구매한 후 샘플을 직접 만들어서 다시 찾아갔죠 (웃음). 결국에는 그 업체와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ACT FOR CHANGE
친환경 화장품 브랜드로서 환경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하시나요?
톤28을 시작했을 때부터 저희는 ‘말로만 하지 말고 행동하자'고 약속했습니다. 그래서 플로깅 캠페인을 시작해서 신청해주신 분들께 티셔츠, 쓰레기봉투, 장갑 등이 포함된 플로깅 키트를 무료로 나누고 있습니다. 감사하게도 반응이 너무 좋아서 3차까지 진행해왔습니다. 많은 기업들의 친환경 캠페인은 이벤트성이 있는데 저희는 꾸준히 해야 한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런데 환경 보호에 대한 메시지를 너무 진지하게 전달하면 거부하는 사람들도 계시기 때문에 톤28에서는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하려고 합니다. 많은 분들은 저희 키트를 쓰는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올려주시고 ‘누가 산에 이런 거 버렸어?’라는 재미있는 댓글까지 써주세요 (웃음).
톤28 직원분들도 플로깅 활동에 참여하시나요?
네, 저희가 톤28 크루라고 자칭하는데 저희부터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한 달에 한 번씩 업무 시간 내에 단체로 나가서 쓰줍이 활동을 합니다. 직원들끼리 플로깅을 진행하고 사무실에서 텀블러 사용을 의무화했습니다.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들고 출근하면 사무실 청소를 해야 합니다 (웃음). 모든 직원분들은 사무실을 나갈 때 무조건 텀블러를 들고 나가세요.
최근에 공개된 해양 쓰레기 1% 줄이기 캠페인을 소개해주세요.
사람들은 육지에서 살다 보니 주로 육지 쓰레기를 줍지만 육지에서 나온 쓰레기가 결국 바다로 흘러갑니다. 미세 플라스틱 문제도 점점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해양 쓰레기의 1%를 줄여보자고 결심했습니다. 1%라고 해도 어마어마한 양이기 때문에 톤28의 인원만으로 가능한 일이 아니지만 다른 활동가분들과 힘을 모아 꼭 성공하겠습니다.
톤28은 원래 활동가들이 자연스럽게 모인 회사인가요?
원래 전혀 관심이 없었던 분들도 계십니다. 그런데 회사에서 시키니까 시작한 작은 습관들이 쌓여 행동과 의식이 바뀌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사실, 면접 때 플로깅을 의무화 한다고 듣고 지원을 취소하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원래 환경에 관심이 없었던 분들도 최대한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도록 플로깅 활동을 할 때 게임도 하고 상금까지 있습니다. 원래 잘 못 만나는 동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개인적으로 환경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사실 어떤 계기가 있었다기보다는 저는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고 느낀 것 같습니다. 처음에 피부병을 겪고 나서 천연 원료로 만든 화장품을 쓰기 시작했는데 자연스럽게 화학물질이 사람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연구원 입장에서는 연구소에서 단기적인 효과는 검증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효과를 검증하는 것은 굉장히 어렵고 오래 걸립니다. 연구소에서 일을 했을 때 장기적인 관점에서 천연 성분이 결국 이득이 많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톤28의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현재 앱을 통해 피부 진단을 받고 나의 피부에 가장 맞는 화장품을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피자 토핑처럼 화장품 원료를 선택한 후 신선하게 만든 맞춤 화장품을 다음 날까지 받을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내년 초에 론칭할 예정인데, 단순한 사진이 아니라 모션 캡처를 사용하기 때문에 주름의 깊이, 움직일 때 모공의 형태와 개수 등을 측정해 보다 자세한 피부 진단을 할 수 있으니 기대해주세요.
건강한 삶을 위한 나만의 루틴
저는 사실 주말에도 사무실에 나와서 책을 읽거나 청소를 하곤 합니다 (웃음). 그래서 제가 건강한 삶을 살고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요즘 한 끼라도 잘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도시락을 싸서 출근합니다. 최근에 채식도 조금씩 실천하려고 하는데 간단하게 30분 안에 만들 수 있는 메뉴여야 합니다.
추천하고 싶은 오래된 물건
시어머님이 고물상에 팔려고 내놓은 40~50년 전 고가구입니다. 젊었을 때는 새것만 좋아했는데 이제는 오랜 세월의 흔적이 남은 물건들이 더 귀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저희 집 부엌과 침실에서 오래된 가구를 사용하는데 빛깔이 정말 아름답고 앞으로도 오래오래 사용할 생각입니다.
나에게 힘이 되는 것
최근에 힘이 되는 것은 두 가지, 식물과 사람입니다. 식물을 키우면서 생명력을 느끼고 위로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 사무실에도 식물이 많습니다. 그리고 사람 때문에 힘들 때도 있지만 결국 톤28도 그렇고 하는 일은 사람 때문에 시작했습니다. 최근 들은 말인데 ‘성공하는 사람은 질문을 많이 받는 사람'이라는 독일 속담이 있다고 합니다. 그 말을 듣고 질문을 많이 받는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TOUN28 (@toun28_official) Instagram